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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대중이 추앙하는 영화들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믿기지 않겠지만 24일 ‘범죄도시4’가 개봉되기 직전까지 전국 극장가에 개봉 중인 영화는 모두 48편이었다. ‘파묘’와 ‘듄2’가 여전히 상영 중이며 ‘쿵푸팬더4’가 1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댓글 부대’도 있었고 ‘고질라X콩:뉴 엠파이어’ 같은 괴수 영화도 있었으며 아카데미 수상작들이나 후보작이었던 ‘추락의 해부’나 ‘가여운 것들’ ‘패스트 라이브즈’도 찾아 보려면 어떻게든 볼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48편. 이 영화들이 ‘범죄도시4’의 개봉으로 순식간에 많이들, 거의 사라졌다.그중 아까운 작품들은 ‘라스트 썸머’나 ‘골드 핑거’ ‘마더스’같은 영화들이다. 다분히 애매한 작품들로 분류되는 작품들이다. 이탈리아 영화 ‘키메라’나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처럼 확실한 영화들은 그나마 예술영화관에서, 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형국이긴 해도, 살아 남아 있다. 예술영화라고 하기에 이래저래 사이즈가 좀 있거나 메이저 배급사가 담당하는 영화들은 ‘범죄도시4’같은 빅 샷 영화가 나오면 여지없이 종적을 감추게 된다. 스크린 수가 절멸 수준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상영 시간대가 거의 조조나 심야에 걸리는, 형식적인 상영 수준으로 유지되기 십상이다. 한국에서 수입배급업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 준다. 할리우드 배급사가 국내에 직접 배급하는 작품들이 아니면 거의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라스트 썸머’처럼 도발적인 작품은 이제 숨 쉴 공간이 거의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만든 프랑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은 2000년 ‘로망스’란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당시 한국에서는 서울 종로코아아트홀을 중심으로 한 단관 극장에서 개봉돼 문화적 충격파를 일으켰다. 영화 속에서 언시뮬레이티드 섹스, 곧 리얼 섹스 장면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극장가가 크게 들썩였다. 2000년을 전후해 일어났던 이른바 ‘뉴 코리안 시네마’의 흐름(홍상수 이창동 박찬욱 등으로 이어지던)은 이런 외화의 붐이 일조했던 측면이 크다. 무려 20 여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한번씩 뒤돌아봐야 하는 이슈다. 영화가 도발성을 잃거나 미래세대를 위한 공격적이면서도 의도된 일탈 행위를 저지르지 못하고, 전위적이고 기성 파괴적인 무엇인 가를 해내는 도전성을 상실하면 그 나라 영화 문화는 식상함의 원천이 되고 만다. 카트린느 브레야의 이번 새 영화 ‘라스트 썸머’는 의사(擬似) 근친상간을 소재로 다루되 흔히 지금의 사회가 얘기하는 도덕적 근간과 그 기준점을 상당 부분 이동시키고 있는 작품이다. 이런 걸 ‘기준점 이동 증후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영화나 이런 소설, 이런 창작품이 많아지면 사회적 윤리의 기준점이 어느 정도 이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게 좋은 건지 아닌 건지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매우 논쟁적이긴 하겠으나 분명한 것은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시키기는 한다는 것이다. 인간사, 세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이며 변화하지 않는 사회는 오래 가지 못한다. 따라서 영화와 문화는 일탈의 행위를 강행해서라도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문화인류학자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라스트 썸머’는 5000명 안팎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한국 사회가 변화를 멈추고 있다는 시그널일 수 있다.또 다른 개봉영화였던 ‘마더스’ 같은 영화가 어느 정도 인정받는 수준이냐 아니냐는 것은, 그 나라 영화 문화가 고전에 대한 존중감이 있느냐 아니면 아주 찰나적인 것에 불과한 것이냐를 가늠하는 것이었다. ‘마더스’는 리메이크 영화다. 프랑스 올리비에 마셰-드파스가 만든 2018년 영화 ‘마더스 인스팅트’가 오리지널이다. 그걸 ‘시클로’ 등을 찍었던 촬영감독 출신의 브누아 들롬 감독이 다시 만들었지만 영화를 잘 들여다 보고 있으면 1955년에 앙리 조르주 클루조가 만든 걸작 스릴러 ‘디아볼릭’의 여러 분위기 톤, 흔히 얘기하는 미쟝센이 많이 닮아 있는 작품이다. ‘디아볼릭’은 1974년 존 바담 감독이 ‘애증의 덫’이란 작품으로, 1996년 제레미아 체칙 감독이 같은 제목의 ‘디아볼릭’으로 연속해서 만들었다. 이 영화들처럼 ‘마더스’ 역시 중산층 가정의 위기나 진보적 가치를 지닌 지식인 세대의 퇴행적 음모와 갈등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런 영화가 안되고 외면 받았다는 것은 그 사회의 영화 문화가 끊임없이, 그리고 점차로 하향평준화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대중이 마음껏 즐기는 영화는 항상 존재해야 한다. 대중은 위로 받아야 하며 고된 노동에서 중간중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중요한 존재 이유다. 그러나 가끔은, 아니 그같은 전반적 주조의 한 켠에서, 대중이 추앙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영화 지식인들의 해석과 번역이 필요한 작품들이 보란 듯이 존재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영화 존재의 당위적 항목이다. 예술영화관, 작은 영화관의 상영작들이 기억되고 끈기 있게 소환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아마 예술영화관 지원금이 모두 끊겼다고 한다. 어쩌려고 그러는 걸까. 참 걱정스러운 일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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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과연 어떤 영화인가?

3월27일 개봉하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 영화가 좋은 영화인가 나쁜 영화인가,란 생각 때문이었다. 세상에 나쁜 영화는 없다. 그러니 이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처음의 질문은 이렇게 바꿔야 할 것이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있는 작품인가 그렇지 않은 작품인가. 그런데 의미란 상대적인 법이니, 이 질문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차라리 이 영화는 이렇게 선택지를 주는 게 나을 것이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학문적인 영화(예술영화)인가 오락을 주는 영화(대중영화)인가. 이건 다음 질문으로 확장되기도 할 것이다. 좋은 영화란 대체로 재미없는 영화인가.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좋은데 재미없는 영화인가. 과연 그런 경우인가. 이 영화를 거론하는 데 부담스러운 점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최근 일본 영화계에서 천재 감독 소리를 듣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인 때인 2021년과 2022년에 ‘드라이브 마이 카’와 ‘우연과 상상’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뛰어난 신진 세대 감독의 새 작품을 두고 뭐라 하기에 주저하게 된다. 두 번째로는 이 영화가 지난 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어떤 중견 평론가의 말마따나 베니스는 베니스다. 괜히 이 영화에 주요 부문 상을 줬을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도쿄 근교 한 산골 마을이 배경이다. 우리로 치면 가평 같은 곳 정도일 것이다. 이 마을에서 일종의 가이드 겸 산림 관리자인 타쿠미(오미카 히토시)의 일상은 극히 단조롭지만 그에겐 그 단순한 생활 리듬이 매우 중요하다. 그는 초등학생 딸 아이를 혼자 키우며 살아 가는데 종종 산에서 노동을 하다가 딸을 데리러 가는 걸 깜박하고 만다. 딸 하나(니시카와 료)는 그런 아빠의 습성을 잘 알고 있으며 조숙한 마음으로 잘 이해하고 있기까지 해서 종종, 아니 자주, 혼자서 산길을 걸어 아빠와 사는 오두막으로 돌아 오곤 한다. 시골에 사는 아이들은 산길을 혼자 오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일상에 이상한 균열이 생기면서 타쿠미 부녀의 삶은 부서진다.줄거리를 요약한 걸 다시 되짚어 읽어 보니 이 영화가 꽤나 흥미로워 보인다. 서사가 지루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 남자 타쿠미의 일상을 지켜보는 건 섬찟할 만큼 지루하기가 짝이 없다. 오프닝 부분에서는 그가 산에서 이어지는 작은 천(川)에 앉아 오랫동안 식수를 뜨는 장면이 한참 동안 이어진다. 물 뜨는 장면은 심지어 롱 테이크다. 오두막 바깥에서 장작을 패는 장면도 매우 길게 이어진다. 장작 패기도 롱 테이크다. 그래서 이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에는 신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한 신 한 신이 정말 길기 때문이다.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회사(사실은 연예기획사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지방 야외에서 사업을 기획하면 정부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을 이용하려 한다)의 글램핑장 건설 사업 설명회는 그래도 견딜만 하다. 타쿠미와 마을 사람들은 20분 가까이 정화조 시설을 어디에, 몇 개를 만들어야 하는 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지만 이 롱 테이크는 오히려 흥미롭다. 마치 켄 로치 감독이 만든 ‘랜드 앤 프리덤’에서 농민들의 사상투쟁을 담은 롱 테이크 장면을 연상시키기까지 한다. 하마구치 류스케는 이 영화를 통해 악은 (겉으로) 존재하지 않는 척 사실은 저 깊숙이 숨어 있는 것이며 갑자기 튀어 나오는 것인데, 그때는 거의 절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지경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이 영화는 제목과 달리 인간에게 악은 존재하지 ‘않지 않은’ 것, 곧 존재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마구치의 그 같은 생각과 철학에 깊이 동의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가 이번에 ‘감행’한 스토리텔링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거나 이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영화가 좋은 점, 가장 긍정적일 수 있는 점은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무조건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는 방식은 다 다르고 영화에 대한 의견은 대립하기 보다 공유되고 나뉘어지기가 쉽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들이 많이 개입될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논쟁이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에 대한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논쟁적인 영화인가 논쟁적이지 않은 영화인가. 답은 이미 말한 바 있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3.21 06:15
영화

‘영화계 그랜드슬램 달성’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로 컴백

칸, 베를린, 아카데미, 베니스까지 섭렵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이 국내에 상륙한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오는 27일 국내에서 개봉한다.‘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등으로 유명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의 음악 감독이었던 이시바시 에이코의 라이브 퍼포먼스 영상으로 기획됐다가 극영화로 발전됐다. 자연과 가까이 살고 있는 부녀의 작은 마을에 갑작스레 글램핑장 건설을 위한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일본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거장이다. 그는 ‘아사코’로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으며, 그 해 여러 평론가들의 극찬과 더불어 봉준호 감독이 2010년대 베스트 영화 10편에 ‘아사코’를 뽑으며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도쿄예술대학 시절부터 스승이었던 ‘큐어’, ‘도쿄 소나타’의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와 함께 ‘스파이의 아내’ 각본을 공동 집필하며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줬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거장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드라이브 마이 카’와 ‘우연과 상상’이 공개된 2021년이었다. 감독은 ‘드라이브 마이 카’로 제74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우연과 상상’으로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한 해에 두 영화제를 휩쓸며 하마구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국제장편영화상 4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그 가운데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일본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처음이다. 그리고 마침내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칸, 베를린, 베니스, 그리고 아카데미에서 모두 수상을 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영화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이는 일본 영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줄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는 27일 개봉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3.06 15:56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개봉 2주년 맞아 내한

일본 영화감독 하마구치 류스케가 내한한다.하마구치 감독은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국내 개봉 2주년을 맞아 다음 달 20일 재개봉을 확정함에 따라 내한해 한국 관객들과 뜻깊은 시간을 갖기로 했다.‘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미우라 토코)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했다.이 영화는 제74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제79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 제56회 전미비평가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까지 4관왕, 제75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 제27회 크리틱스초이스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 등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하마구치 감독은 다음 달 21일부터 23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관객들과 만난다. ‘드라이브 마이 카’를 빛낸 보석 같은 한국 배우 박유림, 진대연, 안휘태 배우도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함께 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27 13:44
영화

송강호와 주윤발..한국과 홍콩 대표 배우 부국제를 빛내다 [BIFF 결산] ②

그 어느 때보다 우려와 걱정이 많았던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3일 막을 내린다.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라는 수장들 없이 치러진 영화제를 잘 진행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기꺼이 제 몫 이상을 해냈다.큰 사고 없이 무사히 막을 내리게 된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돌아보고, 올해 특히 기억해야 할 인물들을 짚어봤다. #올해의 호스트 송강호수장의 부재로 손님을 맞이할 상징적 인물이 없어진 상황.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한국 영화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 송강호가 나섰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첫 번째 호스트를 맡아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게스트들을 맞이했다. 그는 영화제에 앞서 추석 연휴 기간 개봉한 자신의 주연작 ‘거미집’ 오픈토크 등 공식일정도 소화하며 관객들과 만났다.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송강호가 어려운 자리임에도 흔쾌히 나서서 어려울 때 영화제를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영원한 형님 주윤발영화 ‘영웅본색’으로 홍콩 영화 황금기를 누린 배우 주윤발은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 주인공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기자회견과 개막식 레드카펫, 핸드프린팅 행사 등에 참여하며 특급 존재감을 뽐냈다. 주윤발은 능숙한 한국어로 ‘아리랑’을 열창하는가 하면 고(故) 장국영이 자신에게 노래를 하지 말라고 했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과 사진을 찍은 뒤 즉석에서 전송해주고, 매일 오전마다 러닝을 즐기며 마주친 시민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등 팬서비스도 훌륭했다.다만 ‘주윤발의 영웅본색’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오픈토크 행사는 못내 아쉬웠다. 행사 모더레이터를 맡은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의 매끄럽지 못했던 진행 때문. 관객과 게스트 사이의 중간자가 됐어야 할 주 편집장은 자신이 아는 주윤발의 일화와 홍콩 영화 관련 비화를 이야기하는 데 시간을 주로 썼다. “관객들과 더 많이 이야기하고 싶다”고 미리 부탁했던 주윤발까지 머쓱해진 상황. 주 편집장의 장광설에 요지를 찾지 못 한 통역사가 “질문이 뭐냐”고 다시 되묻는 민망한 장면도 연출되기도 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의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뒷문을 확실하게 지켜줬다.영화제는 통상 개막 이후 초반에 화제성이 있는 작품을 상영한다. 주요인사 참석도 초반에 몰리기 마련이다. 시네필들은 보다 조용해진 후반부 영화제 분위기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제로선 후반부에도 계속 이야기될만한 인물이나 프로그램이 절실하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를 들고 부산을 찾아 이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페셜 토크는 무려 90분 동안이나 진행됐다. 하마구치 감독은 이 자리에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와 전작들과 차이 등에 대해 심도깊은 대화를 나누며 영화인들을 매료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13 06:00
영화

[28th BIFF]좌석 점유율 90%… 부국제, 혼란 딛고 순탄한 행보[중간결산]

좌석점유율 90%. 지난 4일 개막 전부터 인사잡음, 지도부의 공석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우려가 있었던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순탄하게 폐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예년에 비해 규모는 다소 축소됐지만, 현장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활기차다. 특히 영화제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한걸음에 달려온 스타들의 힘이 컸다. 올해는 영화는 물론 다양한 OTT 작품들이 초청됐으며, 세계적인 거장들과 톱스타들이 방문해 관객들과 만났다.올해는 총 269편(공식 초청작은 209편, 커뮤니티비프 상영장 60편)의 작품으로 영화제가 꾸려졌다. 예산이 줄어들면서 지난해(71개국 354편)보다 90편 가까이 줄었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행사를 채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집행위에 따르면 올해 총 16만석 가운데 8일 0시 기준으로 좌석 점유율 90%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의 좌석점유율이 80% 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고무적인 결과치다. ◇배우들, 좌초 위험 부국제의 구원투수 되다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수렁에서 건져올린 큰 몫은 배우들이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첫 단독 사회로 나선 배우 박은빈의 분투와 처음으로 영화제 호스트를 맡아 기꺼이 달려온 송강호, 주윤발, 판빙빙 등 중국 톱스타들의 방문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화제성을 챙길 수 있었다.여기에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의 감독과 배우들은 주인공인 고아성의 천추골 골절로 인한 부재에도 기자회견을 영화 이야기로 꽉 채웠고, 뤽 베송과 이와이 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하마구치 류스케와 같은 거장이 부산을 찾아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라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세우는 데 일조했다. 명성에 걸맞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과 이와이 슌지 감독의 ‘키리에의 노래’는 예매 오픈과 함께 연이어 매진 행렬을 기록하는 진풍경을 남겼다. 다만 기자회견에 15분이나 늦고도 별다른 사과의 말도 하지 않은 뤽 베송의 부족한 매너는 아쉬움을 자아냈다.◇전년 대비 축소된 규모,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승부수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산 역시 전년도 130억 원보다 20억 원 이상 감소한 109억4000만 원이었다. 이로 인해 길거리 분위기 조성이 잘 되지 않았고 영화의 전당에 모든 행사가 집중됐다. 지난해 영화 ‘아바타: 물의 길’ 팀이 부산을 찾으며 해운대 해수욕장에 거대한 샌드아트를 세우고, 동네방네비프 특별 상영도 열렸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썰렁했다.다만 이런 빈자리를 화제성이 있는 OTT 콘텐츠들과 탄탄한 포럼 프로그램, 고(故) 설리의 유작인 ‘진리에게’ 상영 등으로 집중해 채운 점은 칭찬할 만하다. ‘진리에게’의 경우 지난 7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기자들도 티켓 구하기가 전쟁이었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상영 시 극장 안에서는 고인을 그리는 관객들의 그리움이 가득찼다. 몇몇 객석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까지 들렸을 정도. 이어진 GV에는 정윤석 감독이 참석해 작품이 공개되기까지의 과정 등을 공개, 고인을 추억했다. 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도 지난 7일 지난해보다 확대된 규모로 오픈됐다. 49개국 877개 업체, 1939명의 산업 관계자가 자리했다. 특히 전년도보다 해외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다양한 국가의 세일즈사, 바이어, 프로듀서, 투자자, 판권사 등이 대거 참가해 한국영화의 앞날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 스크린 섹션을 통해 하반기 기대를 모으는 OTT 작품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비질란테’, ‘LTNS’, ‘운수 오진 날’, ‘거래’, ‘발레리나’ ‘독전2’ 등이 대표적.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등 OTT 작품들 역시 티켓 예매가 오픈되자마자 전석 매진이 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다만 오픈토크를 비롯해 개막식 행사 등에서 집행위원장이라는 수장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예년과 달리 게스트가 지나가야 한다며 시민들의 동선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오픈토크 진행자가 자신의 감상만 지나치게 이야기하다 정작 중요한 관객과 게스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이끌지 못 해 시간을 잡아먹는 장면 등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매년 영화제에 방문한다는 30대 채 모 씨는 “‘비질란테’, ‘운수 좋은 날’ 등 공개를 앞둔 OTT 작품들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배우들을 눈으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면서도 “규모가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 오픈토크에서 사회자의 진행이 부자연스러워 집중이 잘 안 되기도 했다. 빨리 상황이 회복돼서 내년에는 더 커진 영화제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부산=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0.10 05:50
영화

[28th BIFF] 폐막 향해 달려가는 ‘부국제’ 후반부 기대 포인트

내홍을 딛고 어렵게 개막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았다.첫 부산국제영화제 호스트를 맡은 송강호와 주윤발, 판빙빙 등 중국어권 톱스타들을 비롯해 수많은 스타들이 부산을 다녀갔다.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후반부에는 또 어떤 스타와 행사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세계적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의 스페셜 토크지난해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작품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등을 휩쓸며 주목받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스페셜 토크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후반부 가장 기대되는 행사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도쿄 인근 미즈비키 마을에서 자연의 방식에 따라 살던 타쿠미(오미카 히토시)와 그의 딸 하나(니시카와 료)가 집 근처가 글램핑장으로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이 작품은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으며, 영화제 상영 이후 로튼토마토에서 무려 97% 신선도(100%에 가까울수록 높은 평가)를 기록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스페셜 토크는 10일 오후 5시 30분 영화의전당에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영 이후 진행된다. ◇홍경&고민시, 충무로 샛별 나야 나!‘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대세 배우로 거듭난 박은빈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면 영화제의 마무리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충무로 샛별 홍경, 고민시가 맡는다.홍경은 영화 ‘결백’, 드라마 ‘D.P.’, ‘약한영웅 클래스1’, ‘악귀’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섬세한 연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그려내며 국내외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 ‘약한영웅 클래스1’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그가 올해는 폐막식 사회자로서 2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하게 됐다.고민시는 영화 ‘마녀’, ‘봉오동전투’, ‘헤어질 결심’, 드라마 ‘스위트홈’, ‘지리산’으로 주목받은 배우다. 최근엔 영화 ‘밀수’에서 밀수판의 정보통 옥분 역을 맡아 김혜수, 염정아 등 대배우들 사이에서도 신스틸러로서 천연덕스러운 연기력을 뽐냈다.홍경과 고민시의 신선한 케미스트리로 화려하게 장식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은 오는 13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다. 폐막작은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다. 폐막식에서는 영화인들의 레드카펫 이후 뉴 커런츠상, 지석상, 올해의 배우상 등의 시상과 폐막작 상영이 진행된다. ◇후반부 주목할 작품은 이것!영화제 후반부 주목할 작품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를 빼놓을 수 없다. ‘브레이크업 버디즈’, ‘풍광적외성인’ 등을 통해 자신만의 코미디 세계를 다진 닝하오 감독이 내놓은 일종의 블랙코미디다.영화의 주인공은 홍콩 출신 배우 유덕화와 닝하오 감독 자신. 유덕화는 홍콩필름어워즈에서 또 남우주연상을 놓친 뒤 서구 영화제 수상을 노리고 린하오(닝하오) 감독에게 연락을 하는 웨이치를 연기했다. 중국 영화의 대명사나 마찬가지인 ‘솜 깔깔이’, 해외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원활하지 않은 소통 등이 웃음 요소로 등장한다. 닝하오 감독은 ‘영화의 황제’를 통해 침체기를 겪고 있는 홍콩과 중국 영화 산업 간의 미묘한 경계, 자본이 잠식한 영화 산업에 대한 갈등, 진정성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닌 시대에 대한 성찰 등을 웃음 안에 날카롭게 담아냈다. 유덕화가 연기하는 톱스타 역시 볼거리다.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부문에선 손현록 감독의 ‘그 여름날의 거짓말’, 일본 감독 모리 다츠야의 ‘1923년 9월’ 등을 주목할 만하다. 뉴 커런츠는 아시아 신예 감독들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을 대상으로 한 부문. 손현록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인 ‘그 여름날의 거짓말’에서 반성문이 영화로 펼쳐지는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모리 다츠야 감독의 ‘1923년 9월’은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이 퍼지며 발생한 비극을 들여다봤다. 99년이 지난 이후 관동대지진의 비극을 다시 되짚어 보며 망각을 경계하게 한다. 모리 다츠야 감독은 ‘에이’로 1998년 베를린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유명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1923년 9월’은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 연출작이다.두, 세편 이상의 영화를 연출한 아시아 중견 감독들에게 수여하는 지석상 부문에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인도네시아영화의 르네상스’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가스퍼의 24시간’, 국가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의 현재를 무대로 시민들이 무능하고 부패한 국가 권력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파라다이스’ 등 10편이 경합을 펼친다. 한국 영화 후보는 이상철 감독의 ‘그녀에게’와 안선경 감독의 ‘이 영화의 끝에서’ 등이다.부산=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10 05:50
영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잇단 악재 속 오늘(4일) 개막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린다. 영화제 내부의 내홍과 참석 예정이던 배우들의 연이은 불참 소식으로 악재가 이어진 이번 영화제.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영화제가 더 이상의 잡음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영화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4일 오후 5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개최된다. 올해 개막식은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최초로 배우 박은빈의 단독 진행으로 진행된다.당초 개막식 사회는 배우 이제훈과 박은빈이 함께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제훈이 개막식을 불과 3일 앞두고 복통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허혈성 대장염 진단을 받으면서 참석이 어려워졌다. 영화제 측은 새로운 남성 사회자 선정을 고려하는 대신 역사상 처음으로 박은빈의 단독 진행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을 올리기로 했다. 개막식에 앞서서는 개막작인 ‘한국이 싫어서’ 시사회 및 기자회견이 준비돼 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고아성 역시 이 작품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을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8일 천추골 골절로 전치 12주 판정을 받으면서 최종 불참하게 됐다.개막에 이르기까지 내홍도 있었다. 지난 2021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의 살림을 맡아왔던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퇴의사를 밝히면서다. 이후 이용관 이사장까지 영화제를 떠나면서 올해 영화제가 개최나 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이와 함께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영화제 직원 성폭력 의혹까지 불거지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전반적인 이미지 하락을 겪어야 했다.사상 초유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없이 치러지는 부산국제영화제. 대신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영화제를 이끈다.이 같은 사건들 속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전년보다 축소된 예산과 규모로 진행된다. 팬데믹 이후 진행됐던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71개국 242편으로 구성된 것에 비해 올해는 69개국 209편 참여로 축소됐다. 대신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호스트 제도’를 신설했다. 1대 호스트는 배우 송강호다. 송강호는 최근 개봉한 영화 ‘거미집’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중국의 톱스타 판빙빙을 비롯해 뤽 베송, 고레에다 히로카즈, 하마구치 류스케 등 영화계 거장 감독들도 초청하는 데 성공했다. 주윤발은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들고 부산을 찾는다. 그는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은빈의 단독 사회로 4일 문을 여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은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로 만날 수 있다. 영화제 기간 동안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포함한 269편을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04 05:51
영화

[IS시선] 내홍 겪은 부산국제영화제, 다시 세계인의 축제 되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가 다음 달 4일 막을 올린다. 인사 잡음과 전 집행위원장의 성추행 논란으로 혼란을 겪었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시 날아오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영화제 측은 지난 5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영화제 개요와 특징, 개·폐막작, 섹션별 선정작 등 세부 계획을 공개하며 영화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는 개최를 앞두고 파행 위기에 놓였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것. 여기에 조국종 운영위원장, 이용관 이사장까지 차례로 영화제를 떠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이와 함께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성폭력 의혹까지 불거졌다.이에 대해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은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에 관련한 객관적 조사를 부산 성폭력예방센터에 6월 9일 의뢰를 했다. 피신고인(허문영)이 조사에 임하지 않아 신고인과 참고인 조사를 했다”며 “영화제 이사회는 결의를 통해 책임감 있게 조사에 임하라고 명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부국제는 관련해 재발 방지를 위해 전수조사와 실효성 있는 예방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과오를 딛고 영화제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보여준 셈이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올해 영화제는 예년보다 축소된 예산과 규모로 진행된다.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영화제 측은 신설 프로그램과 함께 주요 행사에 집중하는 대신 포럼 BIFF를 제외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후 진행됐던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총 71개국 242편으로 구성됐던 것에 비해 올해는 공식 초청작 69개국 209편으로 줄었다.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비장의 카드로 화려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위기의 영화제를 살리기 위해 배우 송강호를 올해의 호스트로 선정하고 중화권 스타 주윤발을 초청해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아시안영화인상을 수여한다. 주윤발의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비롯해 ‘영웅본색’과 ‘와호장룡’을 야외극장에서 상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톱스타 판빙빙과 영화감독 뤼크 베송, 고레에다 히로카즈, 하마구치 류스케도 부산을 찾는다.부국제는 영화인에게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영화제다. 1996년 제1회로 시작해 올해로 제28회를 맞이했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침체된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도 해야 한다. 전 집행위원장의 성폭행 의혹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행사이기에 걱정도 클 터.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힘든 상황에서도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비록 지난해보다 줄어든 예산과 규모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가 현실의 성과로 이어지기를 많은 영화인들이 기대하고 있다.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전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이면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만큼,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란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9.11 05:57
연예일반

죽은 남편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기묘한 의뢰의 진실은?(한 남자)

휘몰아치는 감정의 서스펜스가 극장에서 펼쳐진다.죽은 남편의 이름, 과거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정체가 묘연해진 한 남자 ‘X’의 거짓된 인생을 따라가는 추적 미스터리 영화 ‘한 남자’의 ‘X를 쫓는 남자’ 영상이 1일 공개됐다.공개된 ‘X를 쫓는 남자’ 편은 ‘증발’을 뜻하는 단어이자 ‘자발적 실종’을 일컫는 말로도 쓰이는 ‘죠하츠’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죽은 남편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의뢰를 받은 변호사 ‘키도’(츠마부키 사토시)는 묘연한 신분의 한 남자를 ‘X’라 칭하며 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X’는 무슨 이유로 타인의 인생을 살게 되었는지, ‘X’가 과거에 범죄와 연루되었는지, ‘X’는 누구의 인생을 훔쳤는지 등 다양한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수록 ‘키도’는 더욱 혼란스러워진다.그러던 중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쥔 중년의 한 남성은 그에게 “선생은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거 아닙니까”라는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진다. 이어 많은 사람들을 지나쳐 거리를 유유히 걷는 키도의 뒷모습을 통해 ‘X’는 과연 누구일까라는 질문이 뇌리에 강하게 박히며, 과연 그가 쫓는 ‘X’에게 어떤 충격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한 남자’는 제7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 ‘한 남자’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함께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거장으로 언급되는 이시카와 케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츠마부키 사토시, 안도 사쿠라, 쿠보타 마사타카 등 막강한 초호화 연기파 배우진의 캐스팅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사랑과 정체성에 관해 가장 독창적이고도 서늘한 질문을 던질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 ‘한 남자’는 오는 30일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0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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